영화를 본 후배한테서 문자가 왔다.
"난해해서 힘들었다고...."
그렇다. 이 영화를 보고 나온 사람들은 대개가 이런 느낌이였을것이다.
영화를 보기 전 그 어떤 정보도 없이 영화와 마주 했다면...처음에는 뭐가 뭐지? 이러다가 아니야 결론에 가면 아하하는 뭔가가 나타나겠지...??
하면서 영화를 보게 된다..
짧지도 않은 런닝타임 172분 동안..그러나 결국 영화는 그 어떤 명쾌한 해답이 없이 엔딩 자막이 오른다...??
뭐야? 이것은...?
아마 이런 느낌이였을지도 모른다..더러는...말이다.
물론, 영화를 마주하기전 시놉시스라든가 영화에 대해서 그 어떤 정보를 접하고 간 관객은 조금 더 일찍 이해를 했을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지만 말이다.
일단, 영화는 흥미롭다.
스토리가 전개되는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때로는 박진감과스릴, 그리고 모험심까지 챙겨가면서 영화는 상영되기에 이해는 할수 없지만, 일단 재미는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영화를 다 보고난 다음, 기억의 필름을 다시 돌려보면서, 영화를 되새겨 보자면...
우선, 영화의 시간 여행은 500년을 사이에 두고 총 6개의 에피소드가 각각 교차되면서 이어지고 있다.
[1]1849년-태평양을 항해중인 상선
[2]1966년-한 남자와 한 남자의 허락되지 않는 사랑이야기
[3]1973년-여기자! 그리고 그녀를 쫓는 추격자
[4]2012년-창살없는 감옥에서의 탈출
[5]2144년-네오 서울의 레스토랑 '파파송'의 클론 종업원 손미.
[6]2321년-다시금 원시 문명으로 돌아간 아포칼립스 미래 이야기....
이 여섯개의 이야기가 마치 하나의 연줄처럼 얽켜서 서로가 연관이 있는 듯 없는 듯하며서 영화는 이어간다.
관객은 여기서 많이 혼돈을 느낀면서..(이하 생략)
그러나 필자는 나름대로 가볍게 이 영화를 이해했다.
무거운 주제 일수록, 시작은 가볍게 접근해야만 하기에...
그러다 보니, 어느듯 영화가 내게로 왔다.
그리고는 무릎을 탁! 치면서 아! 갑자기 위쇼스키 감독이 위대하게 보이고, 저럴수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한마디로 이 영화의 키워드는 <윤회>라고 단정 짓고 싶다...나름대로...
전생에 나는 무엇이였을까? 라는 의문을 한번이라도 가져본 사람은 영화가 말하는 것을 쉽게 이해하리라 본다.
영화속에서 그들은 각기 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을 뿐이지만, 잠재의식 속에 남아있는 전생의 기억(?)...인가?
아니면, 한번쯤은 경험해 본것과 같은 느낌-흔히들 <데쟈뷰>라고도 하지만....
이런 것들에 대한 의문을 영화는 500년이라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 한줄에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운명은 그들이 어떤 선행을 했느냐? 악행을 했느냐에 따라 후생에 어떤 인물로 환생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말해주는것 같다.
그렇게 이해를 하다보니,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영화속에서 전생에 악행을 저지른 사람이 동물로 등장해서 인간 생활에 같이 살다가는 설정...ㅎㅎ
(다음에 위쇼스키 감독께서 영화를 찍는 다면, 이런 설정도..부탁...)
이러한 상황을 확실하게 못 박는 영상은 엔딩 자막이 올라가면서..밝혀진다.
관객은 아니 그럴수가..?
하면서 즐거워하지만, 내가 보기엔 감독의 깊은 애정과 주제를 말해주는 것 같이 느껴 진다.
예를 들어, 우리가 알고 있는 배두나는...
영화속에서 처음에 <틸다> 였다. 그리고 그가 오랜시간이 지난뒤 <멕시칸 여자>로 환생했다.
(사실, 이때 난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리고는 또 시간이 흐른뒤, 미래에는 <손미-451>이라는 클론으로 탄생하게 된다는 것-바로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비단, 배두나 뿐만이 아니다.
주인공 톰 행크스는...
<구스 박사>였다. 그리고 다시 환생하여 <호텔 매니저>로 살다가 생을 마감했고, <아이작>으로 환생되었다가, <더모트 호긴스>로, 그리고 캐번디시 역을 맡은 배우로 평범하게 살다가 , <자크리>라는 인물로 환생하여 먼 미래 아포칼립스에서 영웅으로서의 삶을 살아 간다.
어디 그 뿐이라?
할 베리는 어떻고...?
<조카스타>로, <루이자 레이>로, <오비드 박사>로, <메로님>으로...
모든 배우들이 한결 같이 <윤회>라는 엄청난 불교적 철학속에서 연기를 펼쳤다고 한다면..잘못된 판단일까?
이 영화만큼은 꼭 직접 보길 권하고 싶다. 왜냐면 보지 않고서는 절대 논할수 없으며, 보고 난 사람들 사이엔 너무나 많은 의견이 오갈수 있기에 영화를 보고 즐기는 영화 팬들에게는 이 보다 더 즐거운 일이 있겠는가?
다시 한번 보고 싶다.
다시 한번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감독의 깨알같이 준비한 모든 것들이 화면속에 다시 등장할것 같다.
미래 서울의 도시-국경이 무너지고 언어와 문화가 뒤섞인 탓인지..
서울 한복판에 대만의 101 빌딩이 보이는 것 같았다...
여기 저기에 다국적 문화가 들어와 있는 곳-그래서 네오 서울인지는 몰라도..
그러나 다행인 것은 그때까지도 <한국어>는 계속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간판과 네온사인에 한글이 등장하고 있으며,
또한, 할리우드 영화속에서 한글이 등장하는 것을 심심잖게 볼수 있는 걸로 보아서 한국의 미래는 밝은것 같아, 우리에게 할리우드와 같은 곳은 없어도...
영화속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아직은 개봉전이라 말을 아끼고 싶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위쇼스키 남매 감독을 천재 감독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것 같다는 것이다.
개봉이 기다려 진다!
재 관람을 하게될 몇 되지 않는 또 하나의 영화가 탄생했다는데 영화 매니아로서 반가운 일이다.
[사족]
레드 카펫에서 합장을 하며 들어온 위쇼스키 남매 감독-
(참, 자유롭다는 걸 새삼 느낀다..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수술을 했고, 이번 방한에는 부인과 동행했다니...그럼 이제 이 부부는 레즈비언이 되는건가?)
아마 몇년 있으면, 한국에 와서 머리 깍고 해인사나 불국사에서 스님으로서 수행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요컨데 그들은 분명 불교와 블교 사상에 심취해 있으리라 보는데,...
영화의 흥행을 위해서(?)...그러한 사실(?)을 숨기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일까?
암튼 영화는 영화이며, 생각을 하게 될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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