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자 맘대로 영화평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을 보고...

하성인 2012. 7. 12. 01:07

영화 제목이 약간은 외설스러웠지만, 포스터엔 턱수염이 더부룩한 노인네가 나와 있길래 그저 그렇게 대 놓고 야한 영화는 아니겠지하고 극장을 찾았다.

압구정 CGV.

내가 압구정을 찾는 경우는 흔히 드문일인데,

어쨌던 길고긴 오뉴월의 해가 넘어갈때 쯤 압구정엘 도착했다.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포스터를 자세히 보니, 노벨수상작가의 작품이라고 한다.

그럼 그렇지 내용이 그져 통속적이거나 그냥 섹스만을 보여줄 영화는 아니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영화를 보았다.

아흔살이 된 노인과 처녀와의 사랑이라?

 

신문사 비평가인 ‘엘 사비오’는 90살 생일을 하루 앞둔 날 자신에게 ‘풋풋한 처녀와의 꿈같은 사랑의 밤’을 선물하기로 결정하고, 단골 마담으로부터 앳된 소녀를 소개 받는다.

그리고 그 소녀와의 사랑을 꿈꾸면서 어린시절에 자신을 사랑했던 어머니와의 기억을 떠 올리며, 그 동안 자신이 그 누구와도 사랑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기억을 살펴가면서, 사비오는 아흔살 생일 밤에 만난 그녀 때문에 난생 처음으로 느끼는 오묘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며, 진정한 사랑으로 인하여 이 세상이 새삼 새롭게 아름답다는 것과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갈망으로 영화는 막을 내리고 있다.

 

그가 사랑하지 못한 것은 사랑으로 인하여 증오, 질투, 괴로움, 좌절이라는 감정이 그의 안에서 열병처럼 번져 버리게 된 것이다.

사랑은 깊어질수록 다가오는 죽음과 이별때문에 힘들어하게 된다는 사실...

어쩌다 영화를 보면,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대해서 분노에 가까운 울음으로 답을 하고, 외국인들은 왠지 쿨하게 돌아서는 것 같아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렸을 때 참으로 냉정하다는 것을 느끼지만, 그 슬픔의 본질은 우리의 정서나 외국인들의 정서나 같은 모양이다.

 

영화의 겉만 볼때, 현실에서 있으면 참 큰일날 것 같지만, 결국 우리모두에게 닥친다면 아무도 피해 갈수 없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싶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어느 광고에서 처럼...

 

'나이는 숫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라는 영화속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비가 개인 압구정 거리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며 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