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의 나들이에 비가 내린다...
가을비~
참으로 운치스럽다.
이 비 그치면 추워 지겠지...이 비 때문에 물든 단풍은 떨어질테고, 이 비 때문에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은 더욱더 곱겠지....
소백산 자락에 위치한 유스호스텔-
가난한 여행자를 위해서 마련한 유스호스텔-그러나 우리나라에는 가난한 여행자는 없었다.
그래서 인지 유스호스텔은 단체객들로 붐빈다..
많이 시끄럽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근처에 있는 도담 삼봉을 찾았다....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희뿌연 날씨-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어제 내린비로 단풍이 너무나 곱다.
그 고운 단풍아래서 모델 사진을 찍기위해 모델을 만났다.
오랫만에 만나는 H양-반가워 한다. 그래 대략 7~8개월 쯤 되었나?
참 반갑다.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촬영을 시작한다.
단풍이 고와서 인지 자뭇 모델이 죽고 있다..
자연속에서 아름다운 여인을 원시의 모습 그대로인 H양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는 많은 가식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H양은 자유롭다.
전혀 부끄럽지도 않으며, 몸을 사리는 것도 없다.
물론, 직업상 그려려니 생각해도 자연스럽다.
갑자기 속옷부터 겉옷까지-게다가 춥다고 점퍼까지 차려 입은 내가 왠지 더 수치스러움을 느낀다.
자연은 원래 그런거 였나 보다.
모두를 벗겨 놓고서도 자연스러운 것.
저 나무도 어쩌면 여름 내내 위선으로 가득한 나뭇잎으로 한껏 덮고 있다가 이제야 진실을 알고는 모든 것을 벗어 던져버리는 지도 모르겠다.
덮고 있던 그 위선이 부끄러워 저렇게도 붉게 물들었나 보다...
그러나 나무는 오히려 편안해 보인다.
모든것을 던져 버리고 난 그 후의 편안함.
언제쯤이면 나도 저렇게 편안해 질수 있을까?
욕심도 없고, 욕망도 없고, 그저 한그루의 과실나무처럼 아낌없이 나눠 줄수 있을까?
소백산을 거쳐 충주에서 주류 도매상을 하는 지인과 함께 충주시 소태면 은덕리 큰댁의 농장으로 향했다.
가는 곳곳마다 그림이다. 한장의 그림엽서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외로이 들판에 서 있는 은행나무 한그루가 노랑게 물들어 있다...마지막 가는 길을 통곡하며 서 있다.
봄날의 봄꽃도 잠깐이라 했는데,
가을의 단풍도 잠깐인것 같다...
50을 넘긴 내 인생도 돌이켜 보면 어느새 50년이란 세월을 살았다.
평생 올것 같지도 않았던 50이라는 숫자에 접어 들었다...
내 가슴은 아직도 20살의 그 젊은 피가 펄펄 넘치고 있는데 말이다....
이 펄펄 넘치는 청춘을 어찌 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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