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국회의사당 본당 기자실에 앉아서 본회의가 열리기를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다.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새삼이라고 말하고 싶으면서, 하염없이 앉아 있으려니, 문득, 어릴때 가끔 불렀던 노래하나가 생각난다.
"빙글빙글 도는 의자~ 회전의자에~ 임자가 따라 있나~ 앉으면 주인이지~ 사람없어 비워둔 의자는 없더라~...
아~아~ 억울하면 출세하라~ 출세를 하라~"
뭔지는 몰랐지만, 그냥 부르고 다녔다...
세월이 지나서 나이를 먹고 보니, 새삼 이 노래가사가 가슴에 와 닿으면서 내 젊은날에 회한이 서린다.
나름 열심히 산다고 살아왔건만, 그래도 부족했던것 같다.
왜? 난 꿈을 꾸지 못했던 걸까?
왜? 먹고 사는것에만 집착을 했을까?
누군가의 가르침이 있었고, 누군가가 또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일러 주었더라면...
숲속에 난 갈래길에서 저 쪽길도 괜찮다고 말해주면서,
한번쯤은 다른 길을 가보는 것도 괜찮다고 말해 주었더라면..
저쪽길은 왜? 내가 가야하는 길이 아니라고 미리 단념을 했을까?
시간이 이 만치 지나고 보니, 먹고 산다는 것보다도 더 큰일 있다는 것을 이제사 깨닫게 된다.
"배부른 돼지가 되느니,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라고 했던가? 그런 철학자의 한마디가 이제사 가슴에 멍울진다.
꿈은 젊었을때 가져야 하고, 젊음은 그 꿈을 이루기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진리는 변합이 없었다.
그리고 야속하게도 그 진리가 전부인양 살아왔건만,..
오늘 이 자리에 선 나는 왜? 이렇게 초라해 보이는 걸까?
사람없어 비워둔 자리는 없다!
아울러, 임자있는 자리도 없다!
.........
이제는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이 아빠의 꿈을 물러주고 싶다.
사랑하는 딸아!
사랑하는 아들아!
사람이 없어 비워둔 자리는 없단다!
적어도 저기 있는 저 자리 만큼은 임자있는 자리도 없단다!
어때!
한번 해 보지 않으련......!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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