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자 맘대로 영화평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여자는 그렇다...?

하성인 2013. 12. 23. 01:10

 

영화를 보기 전에 먼저 포스터와 오랫동안 눈에 아른거린다...

뒤 늦게 알았지만....<베르니스 베조>

뭔지 모르게 끌리는 매력이 있다...포스터에서 끌린 매력은 영화를 통해서 더욱더 끌리게 만들었다.

이 영화는 어쩌면 지루할것 같이 느껴질지도 모른다..

왜냐면 우리는 그 동안 너무 오랫동안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트 영화에 물들어 있다보니...

 

시작과 함께 일단 한번 때려 부수거나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다음 본격적인 사건이 일어나는 할리 우드의 영화와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종의 러브스토리 인데....찐한 키스씬조차 없다.

-물론, 사랑한다고해서 항상 애정표현을 해야만 그게 진짜 사랑이라고는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이것은 어쩌면 감독의 출신이 "이란" 즉 무슬림쪽이여서 그런것 아닌가 싶다..? 추측..)

(이것은 예전에 한달간 무슬림 나라에 출장간 일이 있는데..TV 프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토론이나 좌담 프로 뿐이였던 기억 때문에...)

 

영화의 국적은 애매 모호하다...영화에 국적이 무슨 필요가 있겠냐 마는...

이란 감독이 프랑스에서 올 로케로 촬영했다.

출연 배우들도 이란 배우와 프랑스 배우가 같이 출연하다...

언어는 프랑스어로 촬영을 했다...

감독은 프랑스 통역을 달고 다녔으며, 특이하게도 프랑스 현장에서는 촬영 전 두달전부터 리허설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잔잔하되 낭만적이지만 현실적인 사랑을 위해서 프랑스에서 촬영을 했단다...

감독은 이들의 사랑을 머릿속에 꼼꼼히 그려놓고는 한장 한장 관객들에게 보여 주고 있다.

 

영화는 사랑하는 남여의 이야기다..

사랑은 현재도 진행형이지만, 그 진행형의 현 시점이 끝이라고 본다면...

영화의 시작은 중간쯤에서 잔잔하게 시작한다...

여느 외국 영화와 다를바 없이, 이혼한 전 남편을 만난다...쉽게 말해서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어 달라고....

그러면서 전 남편은 이란에서 프랑스로 날아 왔다..이혼 서류에 도장 하나 찍기위해서...

그리고 그 연인의 감정은 미묘하다..우리 정서로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장면이지만, 이해하기도 참 애매하다.

하지만 시선을 바꾸면, 여전히 사랑은 남아 있는 가운데, 현재의 남편과 같이 만나다..

그리고 그 들의 사이에서 방황하는 딸로 인하여 이들 셋의 사랑이 한꺼풀씩 벗겨져 나간다...

언론에서 <아쉬가르 파르하디>라는 이란감독을 스토리텔러하고 칭하는 이유를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그러면서 이들의 사랑은 조금 복잡해 지기 시작하고...

관객은 이들의 얼키고 얼퀸 사랑을 따라가다보면...여주인공 마리에 동정심을 느끼게 되면서 어쩌면 산다는 것은...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바로 저런게 아닌가 싶다...

영화의 제목처럼...

마리의 심정은 바로

 

" 내게 머물러 줄 사랑을 찾고 있을 뿐이지 떠난 건 그들이지 내가 아니다"

 

라는 게 어쩌면 마리 뿐만아니라 세상의 여자들이 사랑을 대하는 태도가 아닐까싶다...

흔히들 이런 말이 있지 않는가?

 

남자는 이 여자가 자기에게 첫 여자이기를 바라고..

여자는 이 남자가 자기에게 마지막 남자이기를 바란다는 말...

 

마리는 언제나 자기 곁에 머물러 있을 사랑을 원했을 뿐.....

 

한해가 저물어 가는 끝에서 한번쯤은 지나간 사랑을 되새겨 볼 그런 영화다.

난 아무렇지 않게 만난 그 사람이...상대에겐 깊은 상처로 남지는 않았는지...

상대방은 나를 만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설레임을 갖고 있었는지를...

혹 그런 사랑을 쉽게 외면하지는 않았는지...

있다면 조용히 이 영화를 권하고 싶다...

그리고 그 사람을 한번쯤은 떠 올려 보자..

잊지는 말아야 하는 것 아니 겠는가...?